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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된 나그네의 삶

14시간이 넘는 비행이 마무리 되어갑니다. 열려진 창문으로 비행기가 어디쯤 떠 있는지 확인해보니, 지면과 꽤 가까운 높이까지 내려온 것 같습니다. 한국과는 다른 풍경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방금까지 가지고 있던 설레임은 사라지고 순간 두려움이 느껴졌습니다. 그토록 기도하며 준비했던 미국행이었고, 하나님께서 이끄신 길이라고 확신하며 한국을 떠났지만, 낯선 땅에서 이방인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에 직면하니 두려움이 생겼습니다. 벌써 10년도 더 지난 이야기지만, 제가 미국에 도착했을 때 느꼈던 그 낯설고 두려웠던 마음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됩니다.

사회복지석사를 공부하기 위해 뉴욕에 왔지만 “The Salvation Army” 말고는 아니는이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언어 소통이 잘 되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지금처럼 SNS가 발달했던 시대도 아니었기에 가족과 연락을 하려고 해도 전화카드를 사서 통화를 했어야 했고, 화상채팅으로 가족의 모습을 보려면 PC방을 이용해야 했습니다. 날이 갈수록 가족들은 그리워지고, 제가 계획했던 것들은 빠른 진척을 보이지 않는 것 같아서 제 마음은 점점 더 불안하고 조급해졌습니다. 순간 순간 타국에서의 삶이 두려워질 때마다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약속의 말씀을 붙들며 버텨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제게는 이마저도 힘든 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우신 하나님께서는 제 영혼과 마음이 지쳐 있던 그 때에, 제가 계획한 미국에서의 삶이 아닌 하나님께서 예비해 두신 삶으로 인도하셨습니다. 창세기 15장에서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확신하지 못한 아브라함에게 하나님의 언약을 새롭게 보이신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제가 살던 아파트에 침입한 강도와 대면하고 안전하게 보호받은 사건을 통해 늘 저와 동행하시는 하나님을 만나는 은혜를 허락 해 주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사건을 통해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하나님의 사람들이 저의 나그네의 여정에 동행 하고 있음도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저는 이 기억의 끝에서 아브라함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하나님께 받은 명령과 약속의 말씀만 가지고 고향을 떠나 길을 걷는 아브라함의 삶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 까지 그 길을 포기 하지 않고 계속 걸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인지도 분명히 알 수 있었습니다. 저의 미국 생활이 낯설고 두려웠던 것처럼 아브라함의 가나안까지의 여정도 두려움의 연속이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분명 약속의 말씀을 주셨지만, 그 약속이 언제 이뤄질지에 대한 불안함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끊임없이 약속의 말씀을 하시고(창12:1-3, 15:1,5,9-11), 예비 된 사람들을 통해(창14:17이하) 아브라함의 나그네 여정을 이끄셨습니다.

미국이란 나라에서 저는 나그네의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런 제 삶을 통해 한국이라면 이해하기 힘들었을 천국백성이 살아가는 진정한 나그네의 삶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셨습니다. 제가 만약 그저 이방인의 삶만을 살았다면, 이국의 문화와 생활에 압도되어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갔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두렵고 혼란스럽던 그 삶 속에서 하나님께서는 “내가 너를 불러냈고, 너를 버려두지 않았고, 너를 혼자 걷게 하지 않았다. 너는 내 것이며,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기 때문이다.”라는 음성을 듣게 하셨습니다. 한국에서 겪었어도 힘들었을 일들을 이 땅에서 겪으며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하나님의 이끄심을 의지하며 설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축복된 나그네로서의 살아가는 삶의 원리를 알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제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이 될지라”(창12:2) 저는 이 말씀을 통해 제가 축복된 나그네의 삶을 살아가며 이뤄나가야 할 사명의 메시지를 듣습니다. 녹록치 않은 이 세상 가운데 저의 입술과 삶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확장시키시며 주의 복음이 곳곳에 심겨지게 하시는 하나님이 예비하신 계획을 보게 됩니다. 이로서 저는 하나님 나라의 축복된 나그네이며, 이 땅에서 복음의 사명을 맡은 복의 근원이 되었습니다. 동일한 은혜가 여러분의 삶 가운데 가득하길 기도합니다.

—정위 임선경(Capt. SunKyung Simpson 구세군 동군국 사관대학 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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